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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소송/관련 판례

2009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23)건설: 윤재윤 춘천지법원장

 

[2009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3)건설
윤재윤 춘천지법원장


2009년도에는 건설분쟁관계에 대하여 특별히 새로운 판결이 눈에 띄지 않는다. 하자담보책임에 관련된 소멸시효 및 하도급대금지급보증약관의 해석에 관한 판결 정도가 새롭게 보일 뿐이다. 특히 개정 주택법 제46조와 집합건물법 제9조의 해석에 관하여는 여전히 판결이 나오지 않고 있다. 조속히 대법원판결이 내려져야 하급심에서의 혼란이 정리될 것 같다. 이런 의미에서 잘 정리된 하급심 판결을 하나 소개한다.

1.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등(구법관계); 대법원 2009.2.26.선고 2007다83908 판결

(1) 요지
가. 집합건물의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기간은 각 하자가 발생한 시점부터 별도로 진행한다.
나. 입주자대표회의에 의한 손해배상청구의 소제기는 소멸시효중단의 효력이 없고 양수금청구로 청구원인을 변경한 때 또는 채권양도의 통지를 한 때 중단이 된다.
다. 수급인의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채무는 이행의 기한이 없는 채무로서 이행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이 있다.

(2) 해설
1995년 4월 사용검사를 받은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가 2004년 원고가 되어 분양자인 피고를 상대로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이는 손해배상청구권이 입주자대표회의의 자체적 권리임을 전제로 한 것임). 2007년 9월 항소심에서 원고는 아파트 소유자들로부터 손해배상청구권을 양수하였다는 취지로 청구원인을 변경하였고 그 무렵 아파트 소유자들이 피고에게 채권양도 통지를 하였다. 항소심은 이 사건에 관하여 2005. 5. 26.자 개정 주택법이 적용됨을 전제로 하여 ① 소멸시효의 기산점은 사용검사일부터 담보책임기간인 5년(주택법상 하자담보책임기간)이 경과한 다음 날로 보아야 하고, ② 위 소멸시효는 원고의 소송제기일인 2004년에 중단되었으며, ③ 손해배상채무의 지체책임은 원고가 구하는대로 위 채권양도일 이전의 청구취지변경신청서(이는 위 채권양도와 관계없는 청구취지 확장이었다) 송달 다음날부터 발생한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우선 이 아파트는 개정 주택법 적용이전에 사용승인을 받았으므로 개정 주택법을 적용할 수 없고, 집합건물법 제9조에 의하여 민법 제667조 내지 671조의 하자담보책임을 적용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대법원 2008.12.11.선고 2008다12439 판결과 같은 취지이다(2008년 건설판례 해설 참조, 법률신문 2009.8.20자). 이어 ① 집합건물의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기간(10년)은 각 하자가 발생한 시점부터 별도로 진행함을 명백히 하였다. 본 판결은 이에 관한 최초의 대법원 판결로 보이는데, 소멸시효의 기산점은 민법 제166조에 의하여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하므로 타당한 판시라고 하겠다. 다만 이는 구법관계로서 개정 주택법의 적용에 있어서 주택법(제46조 제3항)상의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하여도 이 법리가 적용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마찬가지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소송실무상으로는 이 판결에 의하여 소멸시효가 각 하자별로 개별 진행하므로 발생시점의 구체적 입증이 문제될 것이다.

②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인 원고는 위와 같은 채권양도가 있기 전까지는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을 갖고 있지 아니하므로 무권리자인 입주자대표회의에 의한 이 사건 소제기로 법률상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이 생길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적법한 권리자인 구분소유자의 손해배상청구만이 시효중단의 효력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고가 아파트 소유자들로부터 손해배상청구권을 양수하였다는 취지로 청구원인을 변경한 때, 또는 소유자들이 피고에게 채권양도 통지를 한 때 소멸시효의 중단효력이 생긴다(대법원 2009.2.12.선고 2008다84229 판결도 같은 취지).

③ 집합건물법 제9조에 의하여 준용되는 민법 제667조가 정하는 수급인의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채무는 이행의 기한이 없는 채무로서 이행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이 있다. 항소심은 채권양도 이전에 이미 피고의 지체책임이 발생한다고 보았으나 원고가 구분소유자들로부터 채권양도 받을 당시에 피고에게 그 이전에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를 함으로써 이미 발생한 지연손해금 부분까지 양수하였다는 점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채권양도 이전에 피고의 지체책임이 발생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 피고는 원고가 구분 소유자로부터 채권을 양도받은 이후에 이를 청구원인으로 하여 피고에게 그 지급을 청구한 다음 날부터 지체책임을 부담할 뿐이다(대법원 2009.5.28. 선고 2009다9539 판결도 같은 취지).

2. 하자담보책임의 제척기간; 대법원 2009.6.11.선고 2008다92466 판결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와 민법 제671조 제1항의 제척기간은 별도로 진행된다. 소멸시효기간은 각 하자가 발생한 시점부터, 제척기간은 인도한 때로부터 진행하므로 집합건물의 입주자대표회의가 각 구분소유자들로부터 집합건물의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채권을 양도받아 행사한 경우, 그 행사 시점부터 역산하여 10년의 소멸시효기간 또는 제척기간이 경과하였는지 여부를 별도로 판단하여야 한다. 소송실무상 제척기간의 기산점인 아파트 인도일은 분양자가, 제척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하였다는 사실은 소유자가 주장, 입증하여야 한다. 따라서 하자분쟁소송에서는 소멸시효, 제척기간, 주택법 제46조에 의한 하자발생기간의 3가지 기간이 존재하므로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그 중 어느 한 기간이 도과한다면 그 권리는 소멸하거나 행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판결은 권리 행사한 시점을 원고(입주자대표회의)가 구분소유자들로부터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채권을 양도받아 청구원인변경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한 날이라고 명시하였다. 즉 구분소유자가 직접 또는 채권양도를 함으로써 사업주체에 대하여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를 하여야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1항에서 본 바와 같이 권리자의 권리행사만이 적법한 것이므로 이론상 타당하다고 볼 수 있지만, 이는 종전의 하급심 소송실무상 입주자대표회의 또는 관리사무소를 통한 하자보수청구만으로 권리행사를 한 것으로 넓게 인정하였던 것과 배치되어서 문제이다. 공용부분에 하자가 발생하면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사무소가 하자보수를 청구하고 구분소유자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 실정(하자가 발생한 사실도 모르고 지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에 비추어 볼 때 이렇게 권리행사를 엄격히 보아야 하는지 의문이다. 구분소유자가 자신의 권리행사를 입주자대표회의 등에게 묵시적, 포괄적으로 위임한 것으로 보아 보다 넓게 권리행사를 인정하는 방법은 어떨까.

3. 하자보수보증금채권의 소멸시효; 대법원 2009.3.12.선고 2008다76020 판결, 2009.2.26.선고 2007다83908 판결

(1) 요지
하자보수보증금채권의 소멸시효는 우선 당시 시행되던 법률에 의하고, 그 법률이 적용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상사채권에 해당하여 그 소멸시효기간은 보증사고발생일로부터 5년이다.

(2) 해설
입주자대표회의와 보증회사 사이의 하자보수보증관계는 법령과 약관의 내용에 따라 결정되는데, 이 판결은 소멸시효에 관한 법령의 변경이 있을 때 적용할 법령의 기준을 명시한 것이다. 하자보수보증금채권의 소멸시효기간 및 기산일은 그 채권이 발생할 당시 시행·적용되던 법률에 따라 정하여지는 것이고, 그 후 그 법률이 개폐되었다거나 적용 법률이 달라지게 되었다 하여 개정 법률이나 신법 또는 새로 적용될 법률에 따라 그 기간이 정하여질 수 없음은 법률불소급의 원칙상 당연하다(대법원 1996. 6. 28. 선고 96다2453 판결). 이 사건 보증계약이 체결될 당시 시행·적용되던 구 주택건설촉진법 제47조의12 제2항에는 ‘보증채권자가 하자보수보증계약에 따라 가지는 보증금에 관한 권리에 대하여 보증기간 만료일부터 5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었는데, 구 주택건설촉진법이 1999. 2. 8. 법률 제5908호로 개정되면서 위 규정이 삭제되고, 그 개정된 주택건설촉진법은 같은 해 3. 1.부터 시행되었다(부칙 제1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우선 구 주택건설촉진법 제47조의12 제2항이 시행·적용되던 1999. 2. 28.까지 발생한 원고의 하자보수보증금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은 위 규정에 따라 5년이라 할 것이고, 그 소멸시효의 기산일은 위 규정이 민법에 우선하여 적용되어 보증사고의 발생일과 관계 없이 보증기간 만료일이라 할 것이다. 반면, 위와 같이 개정된 주택건설촉진법이 시행된 1999. 3. 1. 이후에 발생한 원고의 하자보수보증금채권에 대하여는 구 주택건설촉진법 제47조의12 제2항이 적용될 수 없고, 민법 등의 규정에 따라 소멸시효기간 및 기산일을 정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 보증계약은 주택사업공제조합과 시행사 사이에 체결된 제3자를 위한 계약이라 할 수 있고, 시행사에 대하여 상행위에 해당하는 이 사건 보증계약에 기하여 취득하는 원고(입주자대표회의)의 하자보수보증금채권은 상사채권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그 소멸시효기간은 상법 제64조에 의하여 5년이며, 그 소멸시효의 기산일은 이 사건 보증계약에서 정한 보증사고의 발생일이라 할 것이다.

4. 개정 주택법상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의 인정근거; 서울고등법원 2010. 2.11.선고 2009나38799판결

(1) 요지
가. 공동주택의 분양자는 개정 주택법 제46조와 별도로 집합건물법상 하자담보책임을 부담한다.
나. 소유자 등은 개정 주택법 제46조 제1항에 의하여 시공사를 상대로 일반적인 하자에 관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없다.
 
(2) 해설
개정 주택법이 적용되는 2005. 5. 26. 이후 사용검사를 받은 공동주택에 관하여 주택법 제46조 제3항은 내력구조부의 중대한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책임만을 규정하고 있고, 나머지에 대하여는 규정이 없다. 따라서 분양자 등의 사업주체가 주택법 제46조의 책임만 부담하는지, 아니면 여전히 집합건물법 소정의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지에 관하여 견해가 나뉘고 있다. 전자의 견해는 법 개정취지에 충실한 반면에 법문상 합리적인 해석이 안되는 난점이 있고, 후자는 법 개정 취지에 맞지 않고 또한 법문에 반하는 난점이 있다(2008년 건설판례 해설 참조, 법률신문 2009.8.20자). 최근에 서울고등법원에서는 이에 관하여 명백한 입장을 정리한 판결이 선고되었기에 이를 소개한다. 앞으로 이에 대한 대법원판결이 나와야 개정 주택법에 의한 법 적용이 정리될 것이다. 이 판결의 법리는 현행법상 난점이 많지만 해석론으로는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 법 개정만이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이라고 믿는다. 판시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관련 법령의 규정을 보면, 공동주택의 하자보수의 경우 주택법의 적용이 우선되는 것으로 해석되나, 주택법의 위와 같은 규정의 취지가 원래 행정적인 차원에서 공동주택의 하자보수의 절차·방법 및 기간 등을 정하고 하자보수보증금으로 신속하게 하자를 보수할 수 있도록 하는 기준을 정한 것으로서 집합건물법과는 입법목적을 달리하고 있는 점, 주택법은 내력구조부의 중대한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의무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 그 외의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권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주택법과 집합건물법의 규정에 의하더라도 구분소유자들이 개별적으로 가지는 사법상의 재산권으로서의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권에 관하여서는 집합건물법의 적용이 전면적으로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아파트를 건축하여 분양한 건축주인 사업주체로서 이 사건 아파트의 구분소유자들로부터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채권을 양도받은 원고(입주자대표회의)에게 채권의 범위 내에서 이 사건 아파트의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주택법 제46조 제1항은 사업주체에 대하여 주택법 시행령 제59조 제1항 [별표 6] 소정의 하자보수의무를 정하고 있고, 다만 그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는 같은 조 제3항에서 위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담보책임기간 안에 공동주택의 내력구조부에 중대한 하자가 발생한 때에 하자발생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정하고 있을 뿐, 시공과정에서 생긴 모든 하자에 관하여 그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책임을 정한 것이 아니고, 또한 앞에서 인정한 이 사건 아파트에 발생한 하자가 ‘내력구조부에 발생한 중대한 하자’라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시공사가 주택법 제46조 제1항, 제3항에 의하여 이 사건 아파트의 구분소유자들에 대하여 위에서 인정한 이 사건 아파트에 발생한 하자에 관하여 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집합건물법 제9조는 ‘공동주택을 건축하여 분양한 자’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을 뿐인데 시공사가 이에 해당하지 아니함은 명백하다. 따라서 위 각 조항을 근거로 시공사에게도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5. 하도급대금지급보증약관상 면책조항의 무효 여부; 대법원 2009.7.9. 선고 2008다88221 판결

(1) 요지
가. 하도급대금지급보증약관에서 건설공제조합의 면책사유로 ‘건설산업기본법령상 하도급을 금지하는 공사를 하도급 받거나, 무자격자가 하도급 받은 공사인 때’를 정한 경우, 위 면책조항은 면책사유와 보증사고의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

나. 하도급대금지급보증약관상 위와 같은 면책조항은 조합원들의 평균적이고 전형적인 이익을 기준으로 볼 때 조합원들에게 부당하게 불리하다고 볼 수 없다.

(2) 해설
원심은 하도급대금지급보증약관에 정한 위와 같은 면책조항은 이 사건 면책사유와 보증사고의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한데, 이 사건 보증사고는 참가인의 파산으로 인한 것이지 이 사건 공사에 관한 하도급계약의 위와 같은 부적법성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면책조항이 적용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하도급대금지급보증약관상 면책사유가 보증사고 이후의 행태의무 위반이나 주관적 용도위반 등 다양한 점, 일부 면책사유에 그 면책사유와 보증사고 사이의 인과관계가 필요함을 명백히 한 조항이 있는 점, 면책사유조항의 개정 연혁 등을 이유로 이 사건 면책조항에는 면책사유와 보증사고 사이의 인과관계를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따라서 면책조항에 관한 인과관계의 필요성은 각 면책사유별로 따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또한 대법원은 피고(건설공제조합)가 하는 하도급대금지급보증은 피고의 조합원이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하수급인에게 부담하는 하도급대금지급채무를 보증하는 이른바 ‘제3자(하수급인)를 위한 계약’이므로, 그 계약의 당사자는 피고와 그 조합원으로서 이 사건 면책조항이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인지 여부는 피고의 조합원들의 평균적이고 전형적인 이익을 기준으로 판단되어야 할 것인데, 이 사건 면책사유와 같은 경우에까지 피고의 보증책임을 인정하는 것은 법령에 위반한 하도급까지 불필요하게 보호하고 조합원들의 보증수수료를 재원으로 하여 인수되는 피고의 보증책임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확대시켜 결과적으로 조합원들 전체에 불이익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할 것이므로 조합원들에게 부당하게 불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6. 발주자가 하도급대금지급보증약관에 정한 ‘타절기성검사’를 하지 않은 경우, 보증인의 면책 여부; 대법원 2009.7.9. 선고 2008다21303 판결

(1) 요지
하도급대금지급보증약관에서 건설공제조합이 지급하여야 할 보증금액의 산정 기준으로 ‘원도급의 발주자가 최종적으로 행한 타절기성검사’를 규정한 경우, 발주자의 타절기성검사가 없다는 사정만으로 건설공제조합이 면책된다고 볼 수 없다.

(2) 해설
하도급대금지급보증약관에서 피고가 지급할 보증금은 하도급 실제시공으로 발생한 하도급 공사 인정금액으로 발주자가 하수급인의 공사이행 기성고를 확정하기 위하여 최종적으로 행한 타절기성검사를 기준으로 하도록 규정되어 있었다. 수급인(하도급인)이 부도나서 도망하는 등의 사유로 발주자의 타절기성검사가 이루어지지 못하였는데, 원심은 위 약관이 유효임을 전제로 타절기성검사가 없었으므로 피고는 지급보증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은 “하도급대금지급보증약관에서 지급보증액의 구체적인 기준으로서 발주자가 최종적으로 행한 타절기성검사를 규정하고 있는 경우, 발주자의 타절기성검사 여부는 전적으로 발주자의 의사에 달려 있는 것이므로 발주자의 타절기성검사가 없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건설공제조합이 보증책임을 면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하도급대금의 지급을 보장하기 위하여 지급보증제도를 도입한 관계 법령의 취지에 반하고, 하도급공사의 기성금액에 관한 증명방법을 과도하게 제한하여 상당한 이유 없이 보증인의 책임을 배제하는 것이 되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제2항 제1호의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서 무효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위 약관에서 정한 ‘발주자의 타절기성검사’는 보증사고 발생시 하도급공사의 인정금액을 평가하기 위한 원칙적인 방법으로서 제시된 것이라고 해석하여야 하고, 그와 같은 발주자의 타절기성검사가 없는 경우에는 이에 준하여 보증사고 발생일까지의 실제 하도급공사의 기성금액을 객관적으로 적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면 건설공제조합으로서는 이를 기준으로 보증금을 산정하여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는 이유로 원심을 파기하였다. 이와 같은 판지는 보증 뿐 아니라,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에서 기성고 타절에 따라 기성고대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경우에 도급인의 회피로 기성고 타절이 이루어지지 아니한 때에도 기성고 산정방법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