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바다빛의 새
아름다운 바다빛의 새 한마리가 둥지를 찾아왔습니다. 그 새는 바다색의 깃털을 가졌고 그 색만큼이나 아름답고 멋진새였습니다. 그 새는 둥지의 마음속에 20년이 넘는 지기 같은 새였습니다. 비어있어 홀로이 지내던 둥지는 새가 너무너무 반가웠습니다. 둥지는 그 새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지만 아름답고 멋진 깃털이 다칠까봐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고 다가가는 방법도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둥지는 새를 따라 바닷가 어느 아름다운 섬으로 여행을 갔습니다. 연무가 내린 바다는 정말 멋진 한폭의 수채화였습니다. 새도 바다를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멋진 바다를 오래오래 간직하기 위해 왔다갔다 하면서 풍경을 담아두기도 하고 턱을 괴고 한동안 말없이 먼 바다를 바라보곤하였습니다. 둥지는 생각하였습니다. 이 아름답고 멋진 새를 지켜주야 하겠다고... 둥지와 새는 고즈넉한 어느 산사에 들렀습니다. 그 산사에도 부술부슬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 비는 새의 앞날에 즐겁고 행복한 일만이 있으라고 포근히 감싸안는 대지의 손길 같았습니다. 둥지는 새를 위해 기도를 하였습니다. 어디를 날다가 나를 찾아왔니? 너의 아픔을 내가 감싸줄께, 네가 새로운 멋진 둥지를 찾을 때까지 내가 너를 지켜줄거야. 새는 둥지가 기도를 하는 동안 자신의 깃털을 닮은 바다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둥지는 한곳에만 머물러 있어서 세상을 잘 알지 못합니다. 특해 새가 잘 알고있는 세상을 잘 알지 못하는 미숙아입니다. 둥지는 다녀보질 않아서 잘 걷지도 못합니다. 길을 걷다보면 미끄러지고 넘어지려고 하여 새가 오히려 부축을 하면서 말합니다. 둥지가 부실하여 새가 둥지를 지켜 주어야할 거 같다고... 새와 둥지는 산길을 돌고 물을 건너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오던 도중 또 다른 산사에 들렀습니다. 그 산사의 물맛은 좋기로 유명하였으나 물을 마시지는 않았습니다. 기도만 하였습니다. 산사를 내려 오는 길은 커다란 나무가 양쪽으로 늘어서서 새와 둥지의 길을 안내하는 것 같았습니다. 새와 둥지는 돌아오던 길에 또 방앗간에 들렀습니다. 방앗간에 곡식은 많이 있었으나 조금만 먹고 돌아오던 중 둥지는 새를 살며시 보듬고 이야기 합니다. 내가 너를 많이 많이 아껴줄께. 원래 살던 곳에 도달할 즈음 둥지는 새에 대하여 더 잘 알고 싶고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 이야기 합니다. 새야 너는 왜 홀로 날아다니니? 넌 언제부터 혼자 날아 다닌 거니? 새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니 둥지가 보지는 못했지만 눈물을 흘리는 것 같았습니다. 새는 그 둥지에 머물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다른 새와 상의도 했을 것입니다. 새가 둥지를 망가뜨릴까봐 걱정을 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둥지는 잘 난 것이 없습니다. 앞모습도 옆모습도 뒷모습도 잘 나지 못했고, 가슴속은 여려 더 부실합니다. 잘 걷지도 못하고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둥지는 새를 붙들지 못합니다. 가지 말라고 말도 할 수도 없습니다. 다만 둥지는 생각합니다. 새야 네가 언제든 돌아와도 좋아, 언제나 너의 친구가 되어 줄께, 네가 다른 멋진 둥지를 찾을 때까지 나는 너의 둥지가 되어 줄 거야. 너의 아름답고 멋진깃털을 잘 지켜줄께. --- 0월0일 여행일기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