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참금으로 인한 분쟁 및 이혼소송, 혼인파탄의 책임_법무법인 대교 김채영 변호사 |
결혼지참금으로 인한 분쟁 및 이혼소송, 혼인파탄의 책임이 될 수도 있어
최근 혼인 전 결혼지참금의 액수가 문제가 되어 혼인이 파기되고 이에 대한 손해배상까지 청구된 사례가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지참금이 전제조건으로 깔린 결혼은 결국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고 법적 분쟁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의사, 판사, 검사, 변호사 등 사위를 맞으려면 아파트, 자가용, 개업사무실 등 ‘열쇠 3개’와 밍크코트, 최고급 예물 등을 준비해야 한다는 그릇된 결혼 예단 문화가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현금 거래’ 방식으로 결혼지참금으로 인한 문제가 다시 드러나고 있다. 특히 어려운 형편에서 출세했을 경우 결혼으로 집안을 일으키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상대방에게 노골적으로 거액의 현금을 요구하여 문제가 되기도 한다.
지참금이란 결혼할 때 신부가 신랑집에 가지고 가는 돈을 의미한다. 혼인을 할 때 신랑 쪽에서 금전이나 재물을 선물로 보내면 그 보답으로 신부 쪽에서도 무언가를 보내는 지참 재산의 형태였다.
이와 달리 ‘예단비’란 혼인할 때 신랑과 신부가 기념으로 주고받는 물품을 말한다. 과거에는 정성을 보았던 예단 문화가 현대에서는 일종의 선물 개념으로 현금화되어 예단비, 봉채비, 꾸밈비라는 말도 생겨났다.
지참금 지급의 약정은 당사자 일방이 무상으로 재산을 상대방에게 수여하기로 하는 의사를 표시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성립하는 민법상 증여계약이다. 그 증여계약 중 서면에 의하지 않는 증여계약, 서면에 의한 증여계약이라도 망은행위가 있거나 재산상태의 현저한 악화가 있는 경우에는 그 해제가 가능하다.
따라서 친정식구가 부부간 혼인 전에 구두로 지참금 지급약정을 했다면 언제든지 해제할 수 있고, 각서 등 서면에 의한 지참금 지급의 약정은 서면에 의한 증여계약을 한 경우에 해당되어 법적으로 유효하고, 다만 사위의 망은행위가 있거나 재산상태가 현저히 악화되어 생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경우 그 해제가 가능하다.
만약 지나치게 높은 금액을 요구하고 그 부지급을 이유로 남편이 부부간의 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는 것은, 형식상 적법하게 보이더라도 ‘수증자의 망은행위로 인한 증여계약의 해제’의 법조항의 기초가 되는 우리 사회의 건전한 윤리와 상식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법의 진정한 취지와 정신에 반하는 것으로서 도저히 그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수증자의 권리를 남용한 것으로 실질적으로 위법하다고 판단되어 법적 효력을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
또한 지참금이 너무 과다하거나 혼인의 조건 또는 혼인의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된다면, 지참금 문제로 인하여 아예 혼인을 못하거나 혼인성립 이후에도 원만한 관계가 유지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지참금을 이유로 폭행이나 배우자 및 그 직계존속을 심히 부당하게 대우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이혼, 손해배상 등 법적 판결을 받을 수도 있다.
본래 결혼지참금은 결혼에 대한 증거금이나 혼인 초기 경제적 지원의 의미로 지급되어왔던 것이 통례이다. 따라서 지참금을 지급하더라도 혼인의 조건이 아닌 사랑과 애정의 증표가 될 수 있도록 인정하는 범위 내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