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서 - 사명감 없는 경찰을 흉악범은 쉽게 봤다 - |
죽음의 순간 생명선인 112를 붙잡고 절규하던 이십대의 비정규직 여성이 끔찍하게 살해됐다. 휴대전화 하도급업체에서 적은 월급을 받으면서 꿈을 키우던 꽃봉오리가 갈기갈기 찢겨져 나갔다. 악마의 발톱아래 경찰과 통화하던 7분 36초는 그녀의 삶 전체보다 길게 느껴졌을 것이다.
한 여성의 절체절명의 순간 신고를 받던 경찰관은 무성의와 둔감으로 일관했다. 또한 경찰조직은 신고 받은 시간을 80초라고 줄이고 초동 대처한 상황에 대해서도 거짓말을 했다. 한순간만 넘기려는 경찰의 조직적인 책임회피다. 조현오 경찰청장의 대국민 사과는 정당하나, 이것만으로는 사건의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경찰의 존재이유는 국민들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는 것이다. 돈 있는 사람들은 경비경호업체라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 여성, 노약자는 112가 생명선이다. 살려달라고 간절히 손을 뻗은 여성이 죽어 훼손되는 순간 경찰 담당자들은 진짜 정성을 다했는지 묻고 싶다.
이에 우리는 경찰의 의식개혁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2. 4. 9.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신 영 무